두껍게 도포된 언더코팅은 중고차의 심각한 하체 부식을 은폐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외관 문제를 넘어 주행 중 프레임 붕괴와 같은 치명적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공학적 결함이다. 국토교통부 통계를 통해 급증하는 중고차 거래 속에서 숨겨진 위험을 식별하는 과학적 접근법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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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칠 언더코팅, 선의인가 악의적 은폐인가
중고차 시장에서 깨끗하게 도포된 언더코팅은 종종 관리 상태가 좋은 차량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판매자는 이를 차량의 내구성을 높이기 위한 예방 정비의 일환으로 홍보하며 구매자를 안심시킨다. 실제로 신차 출고 직후 적절한 언더코팅은 염화칼슘과 수분으로부터 하체를 보호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면에는 추악한 진실이 숨어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미 부식이 상당히 진행된 차량의 하부를 세척조차 하지 않고 그 위에 두껍게 코팅제를 덧칠해 문제를 은폐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는 마치 암세포를 그대로 둔 채 피부만 이식하는 것과 같은 위험천만한 행위이다.
악의적 은폐의 전형적인 패턴
중고차 성능·상태 점검기록부에서는 하체 부식을 명확히 표기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언더코팅이 시공된 경우 육안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점검 불가’ 판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연간 중고차 거래량은 200만 대에 육박하며, 이 중 하체 부식이 문제 되는 연식의 차량도 상당수 포함된다. 일부 비양심적인 판매자들은 이러한 제도적 허점을 악용해 부식된 프레임, 녹슨 서스펜션 암 등을 언더코팅으로 덮어버린다. 이는 구매자를 기만하는 행위를 넘어 도로 위 모두의 안전을 위협하는 명백한 범죄 행위에 가깝다.
부식 진행을 가속하는 역설적 메커니즘

자동차 공학 관점에서 볼 때, 부적절한 언더코팅은 부식을 막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속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강판과 코팅 필름 사이에 미세한 틈이 발생하면 문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모세관 현상에 의해 수분과 염분은 이 틈으로 끊임없이 유입되지만, 두꺼운 코팅층에 막혀 증발하지 못하고 갇히게 된다.
이렇게 형성된 고농도의 전해질 환경은 강판의 갈바닉 부식(Galvanic Corrosion)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킨다. 한번 내부에서 시작된 부식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채 조용히 강판의 내구성을 파괴한다. 결국, 운전자는 멀쩡해 보이는 하체의 내부가 이미 한계점을 넘어섰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주행하게 되는 것이다.
코팅 내부에서 벌어지는 화학적 붕괴
자동차 하부 강판은 다양한 종류의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는 전위차를 발생시켜 부식의 원인이 된다. 제대로 된 언더코팅은 이러한 전기화학적 반응을 차단하는 절연체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미 부식이 시작된 표면에 코팅을 하면, 녹(산화철) 자체가 수분을 머금는 스펀지 역할을 하여 코팅 내부를 고습도 상태로 유지한다. 여기에 더해, 코팅제가 건조되며 발생하는 균열은 외부 오염물 유입 경로가 되어 최악의 부식 환경을 조성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의 자료에 의하면, 하체 부식은 단순 부품 교환을 넘어 차체의 안전 구조와 직결되는 문제로 분류된다.
내시경과 타진봉,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법
떡칠된 언더코팅 뒤에 숨겨진 부식을 확인하는 것은 전문가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몇 가지 공학적 도구를 활용하면 숨겨진 진실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비파괴 검사의 원리를 응용한 간단한 방법들로 최소한의 위험은 걸러낼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의심스러운 부위를 작은 망치나 드라이버 손잡이 같은 도구로 가볍게 두드려보는 타진(Tapping) 검사이다. 정상적인 강판 위 코팅은 단단하고 명료한 소리를 내는 반면, 내부 부식이 심한 곳은 ‘퍽퍽’하는 둔탁하고 울림 없는 소리를 낸다. 이는 내부 강판이 부식으로 인해 밀도를 잃고 공간이 생겼다는 명백한 증거이다.
첨단 장비를 활용한 정밀 진단
보다 정밀한 진단을 위해서는 산업용 내시경 카메라의 활용이 필수적이다. 프레임의 구멍이나 서스펜션 마운트 틈새로 카메라를 삽입하여 코팅으로 덮인 부분의 내부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만약 내부에서 이미 부식이 시작되어 녹 가루가 떨어지거나 강판이 부풀어 오른 흔적이 보인다면 해당 차량은 즉시 구매 목록에서 제외해야 한다. 보험개발원의 분석에 따르면, 프레임 부식으로 인한 수리 비용은 신차 가격의 30%를 초과하는 경우도 있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최종 판단은 소비자의 몫, 현명한 접근법
모든 언더코팅이 악의적인 은폐 수단인 것은 아니다. 신차 출고 시 정석대로 시공된 양질의 코팅은 분명 차량 수명 연장에 기여한다. 문제는 ‘과도하게’, ‘최근에 시공된 듯한’ 두꺼운 언더코팅이 적용된 연식 있는 중고차이다. 이런 차량일수록 더욱 엄격한 잣대로 하부를 점검해야 한다.
중고차 구매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가장 두드러지는 시장이다. 판매자의 말만 믿기보다는, 공신력 있는 정비소에 동행하여 리프트에 차를 띄우고 전문가와 함께 하부를 직접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당신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는 최소한의 방어 장치임을 기억해야 한다. 보험개발원의 사고차량 이력조회 서비스 등을 활용해 과거 이력을 교차 검증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자주 묻는 질문
두껍게 발린 언더코팅은 무조건 피해야 하나요?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신차 출고 직후 예방 차원에서 정석대로 시공한 경우는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연식이 오래된 중고차가 최근에 시공한 것처럼 지나치게 두껍고 깨끗하다면, 부식 은폐를 의심하고 정밀 검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언더코팅 종류에 따라 위험도가 다른가요?
네, 다릅니다. 유성, 수성, 왁스 타입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특히 저품질 유성 언더코팅은 경화 후 갈라짐이 심해 수분 침투에 더 취약할 수 있습니다. 반면 고품질 폴리머 계열 코팅은 유연성과 밀착성이 뛰어나지만, 이 역시 부식 위에 덧칠하면 무용지물입니다.
전문 장비 없이 일반인이 부식을 확인하는 방법은 없나요?
완벽하진 않지만 몇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스마트폰 플래시를 켜고 최대한 하부에 근접 촬영하여 표면이 부풀어 오른 곳은 없는지 확인하고, 의심 부위를 손가락 관절로 두드려 소리를 비교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둔탁한 소리가 나는 곳은 내부 부식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이미 언더코팅된 중고차를 구매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가장 먼저 신뢰할 수 있는 1급 공업사나 전문 부식 수리 업체에 방문하여 정밀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필요한 경우 일부 코팅을 벗겨내고 내부 상태를 확인한 뒤, 부식이 있다면 더 늦기 전에 전문적인 방청 및 보강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언더코팅을 새로 하려면 기존 코팅을 모두 제거해야 하나요?
네, 그것이 원칙입니다. 기존 코팅과 부식을 모두 그라인딩이나 샌드블라스팅 공법으로 완벽하게 제거하여 깨끗한 강판을 노출시킨 후, 방청 처리와 새로운 코팅을 순서대로 진행해야만 제대로 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덧칠은 의미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