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껍게 도포된 언더코팅은 겨울철 염화칼슘으로부터 차체를 보호하는 방패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일부 중고차 시장에서는 심각한 하부 부식을 감추기 위한 ‘화장’으로 악용되어, 구매자를 치명적인 위험에 빠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공학적 관점에서 이는 단순한 미관 문제가 아닌, 차량의 구조적 안전성과 직결되는 중대 결함 은폐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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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코팅, 양심의 가면인가 부식의 방패인가
중고차 시장에서 하부가 유난히 검고 두껍게 칠해진 매물을 흔히 볼 수 있다. 판매자들은 이를 꼼꼼한 관리의 증거로 내세우지만, 실상은 정반대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마치 암세포를 두꺼운 화장으로 가리는 것과 같은 행위일 수 있다.
국토교통부의 자동차 등록 현황 통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의 평균 연식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이다. 차량 노후화는 필연적으로 부식 문제를 동반하며, 특히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나 해안가에서 운행된 차량은 그 위험이 더욱 크다. 이러한 배경은 언더코팅을 부식 은폐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비양심적 판매자에게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
공학박사가 분석하는 ‘떡칠 코팅’의 치명적 함정
자동차의 하체, 즉 섀시와 프레임은 인간의 뼈대와 같다. 이 부분에 발생한 부식은 차량의 강성을 심각하게 저하시켜 주행 안정성을 해치고 사고 시 탑승자의 안전을 위협한다. 두꺼운 언더코팅은 바로 이 핵심 부위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문제를 낳는다.
잘못된 시공이 부식을 가속하는 이유

중고차 시장에서 흔히 보이는 두꺼운 유성·역청(Bitumen) 계열 언더코팅은 당장 보기에는 깔끔해 보인다. 하지만 이는 저렴한 비용으로 시공이 가능할 뿐, 공학적으로는 최악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코팅층이 경화되고 미세한 균열이 발생하면, 그 틈으로 수분과 염분이 침투해 내부에서부터 강판을 갉아먹기 시작한다. 외부 코팅에 막혀 증발되지 못한 습기는 오히려 부식을 가속하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며, 운전자는 겉모습만 믿고 있다가 프레임이 주저앉는 아찔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성능점검기록부의 맹점과 법적 한계
모든 중고차는 의무적으로 성능·상태 점검기록부를 발급받아야 하며, 여기에는 주요 골격(프레임)의 부식 여부가 포함된다. 문제는 점검원이 육안으로 확인한다는 점이다. 두꺼운 언더코팅으로 덮여있을 경우, 점검원은 내부 상태를 확인할 방법이 없어 ‘부식 없음’으로 표기하거나 ‘점검 불가’ 소견을 낼 수 있다. 소비자들은 ‘부식 없음’ 표기를 신뢰하지만, 이는 ‘부식이 확인되지 않음’일 뿐, 실제 내부 상태를 보증하는 것이 아니다. 결국 법적 보호 장치의 사각지대를 이용한 기만행위가 가능한 구조이다.
결론: 아는 만큼 보이는 중고차 하부의 진실
언더코팅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제대로 된 재료(수성 폴리머 등)를 사용해 정석대로 시공하면 분명 차량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된다. 문제는 부식을 가리기 위해 급조된 ‘떡칠 코팅’이며, 이를 구별하는 것은 온전히 구매자의 몫으로 남아있다.
단순히 하부가 검다는 이유만으로 섣불리 계약해서는 안 된다. 조명이 밝은 곳에서 차량을 리프트에 띄워 코팅의 균일성, 들뜸이나 균열 여부, 프레임 내부를 손가락이나 도구로 직접 확인하는 절차가 필수적이다.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전문가와 동행하거나 내시경 카메라를 활용한 정밀 진단을 요청하는 것이 최악의 선택을 피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자주 묻는 질문
신차 출고 시 언더코팅은 필수인가요?
필수는 아니다. 제조사에서 기본적인 방청 처리를 해서 출고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염화칼슘 사용이 잦은 지역이나 해안가 운행이 많다면, 부식 방지 성능이 우수한 고품질 폴리머 코팅을 추가 시공하는 것이 차량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떡칠’된 중고차는 무조건 피해야 하나요?
반드시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구매 결정에 극도의 신중함이 요구된다. 코팅 아래의 실제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내시경 카메라나 도막 두께 측정기 같은 전문 장비를 동원한 정밀 진단이 선행되어야 한다. 진단 결과에 자신이 없다면 구매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다.
부식 은폐가 적발되면 환불이 가능한가요?
판매자가 프레임 부식과 같은 중대 결함을 고의로 숨기고 판매했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이는 계약 해지 사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판매자의 ‘고의성’을 법적으로 증명하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어 소송까지 각오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좋은 언더코팅과 나쁜 언더코팅을 육안으로 구별하는 법은?
양질의 코팅은 표면이 비교적 얇고 균일하며, 고무와 유사한 탄성을 지닌다. 반면 부식 은폐를 위한 저급 코팅은 아스팔트 타르처럼 매우 두껍고 표면이 울퉁불퉁하며, 가장자리를 만졌을 때 딱딱하게 굳어있거나 쉽게 부스러지는 특징이 있다.
언더코팅의 수명은 얼마나 되나요?
코팅제의 종류와 시공 품질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저렴한 유성/역청 계열은 1~2년 만에 기능이 저하되기도 한다. 반면 고품질의 수성 폴리머나 세라믹 계열 코팅은 5년 이상, 길게는 10년 가까이 방청 성능을 유지하기도 한다.